5살까지 말 못하던 소년의 첫마디 “안녕 엄마”

수정 2014-04-16 13:50
입력 2014-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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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누구보다 소중하고 예쁜 자녀와 말로 소통할 수 없다면 그보다 부모에게 상처가 되는 불행은 흔치 않을 것이다. 특히 원인이 선천적 질환 때문이었다면 안타까움은 배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기적은 나타나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 않다가 어느 순간 소중한 선물을 몰래 주고 가는 산타클로스와 비슷할 때가 있다. 바로 올해 14세인 ‘잭 네이버’의 경우가 그렇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이 놀랍고 아름다운 사연을 1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잭이 태어난 14년 전, 병원 분만실에서는 흔히 들려오는 신생아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임신 중인 산모의 당대사에 장애가 생기는 ‘임신성 당뇨’가 뱃속 잭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전체 임산부의 3~4% 정도가 앓는 것으로 알려지는 임신성 당뇨병은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다만 피로감, 쇠약 증세 외에 다른 특이 증상이 없어서 치료시기를 놓치기 일쑤고 불행히도 여기에 해당된 잭은 구강 쪽에 선천적 문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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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은 태어나서 몇 년 동안 전혀 말을 하지 못했다. 따라서 부모와 그는 그림카드를 이용해 의사소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임신성 당뇨는 심한 학습 장애나 간질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잭의 부모는 항상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잭의 엄마인 엠마의 직업은 간호사였고 밤낮으로 병원 환자들을 돌봐야했기에 정작 아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 남편 또한 주중에 업무로 시간을 내기 어려웠기에 어린 잭은 스스로 병을 이겨내는 고독한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밤에 지나치게 높아진 혈당으로 잭이 경련을 일으킬 때면 모든 현실을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가혹한 시간이었다”고 엠마는 회상했다.

하지만, 기적은 천천히 그러면서도 극적으로 찾아왔다. 유전자 검사를 받은 뒤 영국 엑서터 대학 병원 진료진에 의해 꾸준히 ‘인슐린 주사’ 치료를 받아온 잭이 5살이 된 어느 날, 툭 “안녕 엄마”라는 말을 내뱉은 것이다.

발음이나 억양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난 5년 간 그림 카드 외에는 의사표현을 할 수 없었던 아들이 어느 순간, 성대를 이용해 목소리를 냈다는 것 그 자체에 잭의 부모는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꾸준히 인슐린 치료를 받아온 결과, 현재 14세가 된 잭의 건강은 놀랄 만큼 호전됐다. 더 이상 혈당수치를 재기위해 손가락을 바늘로 매일 15회 이상 찔러야하는 고통을 참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아들의 밝은 미소와 멋진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 잭의 부모가 찾은 가장 큰 행복이다.

최근 영국 국립 건강연구회(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Research)에서 주최한 임신성 당뇨 치료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한 엠마는 같은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34 가구 앞에서 아들의 놀라운 회복 사례를 소개했다. 그녀는 아들의 회복이 비슷한 환경의 다른 이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사진=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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