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 숨진 딸과 3주 간 집에서 지내며 이별 의식 나눈 엄마

수정 2017-06-27 18:16
입력 2017-06-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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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니암 데이비슨은 3년 동안 투병생활을 했지만, 결국 죽음을 빗겨가지 못했다. (사진=BBC)
어린 니암 데이비슨은 3년 동안 투병생활을 했지만, 결국 죽음을 빗겨가지 못했다. (사진=BBC)


자신의 일부였던 딸이 병으로 숨을 거둔 후, 쉽게 헤어질 수 없었던 엄마는 3주 동안 딸과 함께하며 이별을 고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더썬은 3년 전 9살 딸을 잃은 엄마 길리 데이비슨의 사연을 소개했다.

영국 브라이튼 출신의 딸 니암 데이비슨은 2011년 고작 6살의 나이에 소아암 중 네 번째로 발생도가 높은 희귀 신장암 ‘윌름스 종양’(Wilms tumour)진단을 받았다.

이후 3년 동안 3번의 대수술과 줄기세포 이식, 방사선 치료, 화학요법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희귀질환과 싸워왔지만 병은 계속 재발했고, 완화되지 못한채 말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4년 11월 오후 1시 30분 엄마아빠와 함께 집에 있다가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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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검은색 시체 운반용 부대로 어린 딸을 보낼수 없어, 꽃으로 예쁘게 장식된 관에 부드러운 베개를 놓고 면으로 된 수의를 입혀 딸을 고이 뉘였다. (사진=BBC)
엄마는 검은색 시체 운반용 부대로 어린 딸을 보낼수 없어, 꽃으로 예쁘게 장식된 관에 부드러운 베개를 놓고 면으로 된 수의를 입혀 딸을 고이 뉘였다. (사진=BBC)


갑작스레 딸을 잃은 엄마 길리는 당황스러움과 애통한 심정에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딸과 제대로 인사할 기회가 필요했다. 또한 딸이 평소 원했던 일을 대신 해주고 싶었다. 길리는 딸을 깨끗히 씻겨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옷으로 갈아입혔고, 장기 이식이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딸의 시신은 10대와 젊은 남성에게 기증된 후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엄마 길리는 딸을 안락 의자에 붙들어 두고 딸의 장례식이 다가오기 전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11월은 시체를 보관하기에 서늘한 온도였고, 영국에서 시신을 집에 보관하는 것은 드문 경우지만 불법은 아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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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암이 종양 진단을 받기 전의 모습. (사진=BBC)
니암이 종양 진단을 받기 전의 모습. (사진=BBC)


길리는 “나의 모든 것이었던 딸을 다른 어딘가에 홀로 남겨둘 수 없었다. 그리고 딸의 죽음을 실제로 받아들이는 일이 내겐 가장 중요했다”며 딸을 집에 둘 수 밖에 없었던 연유를 설명했다. 이어 “니암은 생전에 다른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했다. 아마 심장 이식을 통해 새 삶을 얻게 된 오빠 에단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며 장기 기증에 선뜻 나서게 된 이유도 밝혔다.

그녀는 “우리 가족에게서 한 줄기 빛이 사라졌지만, 니암을 알고 있는 모두의 마음 속에 영원히 빛날 것”이라고 “딸아이의 마지막 선물을 통해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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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항상 긍정적이었던 딸 니암. (사진=BBC)
아파도 항상 긍정적이었던 딸 니암. (사진=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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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니암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BBC)
많은 사람들이 니암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BBC)


결국 니암은 많은 친구들과 이웃, 친척들의 애도와 행렬을 받으며 수목장으로 묻혔다.

사진=BBC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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