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친부모 양육권 부정, 법원이 아이 후견인에 보모 지목한 이유

수정 2023-05-19 18:13
입력 2023-05-1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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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충칭 인민법원이 친부모 대신 줄곧 아이의 양육을 책임져온 보모에게 아이 후견인 자격을 부여해 화제가 됐다. 출처 웨이보
중국 충칭 인민법원이 친부모 대신 줄곧 아이의 양육을 책임져온 보모에게 아이 후견인 자격을 부여해 화제가 됐다. 출처 웨이보
친부모의 이혼 이후 줄곧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보모가 양육해온 6세 아동에 대해 법원이 친부모의 양육권을 취소하고 보모에게 후견인 자격을 부여했다.

19일 신징바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충칭시 인민법원이 친모 굴 씨와 친부 이 씨의 친자녀인 샤오화의 양육 후견인으로 보모 마 모 씨를 지정해 사실상 친부모가 친딸에 대한 양육권을 박탈했다. 

보도에 따르면, 샤오화는 올해 6세로 친모 굴 씨와 친부 이 씨 사이에서 출생했으나, 지난 2018년 2월 굴 씨가 마 씨를 보모로 고용한 뒤부터는 줄곧 마 씨 손에 키워졌다. 당시 출생 10개월의 영아였던 샤오화는 외지에서 맞벌이를 하는 친부모 대신 주로 마 씨 집에 거주했는데, 이 당시 굴 씨는 마 씨에게 샤오화를 맡아 키워주는 비용으로 매달 3500위안(약 66만 2270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단 3개월 만에 깨졌다. 굴 씨와 이 씨가 사실혼 관계를 청산하고 결별하면서 이후 샤오화는 줄곧 마 씨의 집에서 지금껏 생활해오고 있는 형편이었다. 

마 씨는 자신을 고용했던 굴 씨에게 월 3500위안의 월급을 청구했으나,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은 “돈이 없어서 이달에는 월급을 줄 수 없다”, “남편과 이미 헤어져서 아이에 대한 양육 책임은 없다”는 등 괴변이었다. 

더욱이 이후 굴 씨는 각종 사기 범죄에 엮여 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때문에 마 씨는 샤오화에 대한 양육비용을 전적으로 자신이 담당하며 지금껏 보살펴왔다. 샤오화라는 이름 대신 마 씨의 성을 따라 샤오마라는 이름으로 마 씨의 거주지 인근 유치원에 등록해 아이의 교육에도 살뜰히 신경을 써왔다. 그 덕분에 주변에는 마 씨의 샤오화 두 사람을 두고 친모녀라고 여겼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가 최근 돌연 법원에 샤오화에 대한 후견인 자격을 신청, 친부모인 굴 씨와 이 씨의 양육권을 박탈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은 다름 아닌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시 제출해야 하는 각종 행정 상의 문제 때문이었다. 

중국 현지법상 샤오화는 마 씨가 거주하는 지역의 후커우(戶口, 중국의 주민등록)가 있어야만 공립 초등학교에 입학할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굴 씨와 이 씨의 자녀로 등록된 이상 샤오화는 영원히 이 지역 후커우를 받기가 어려웠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마 씨가 법원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자신을 아이의 진짜 후견인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던 셈이다. 

사실상 친모와 친부의 양육권을 부정하고, 실질적으로 아이 양육을 장기간 책임져 왔던 마 씨에게 후견인 자격을 부여해줄 것을 간청하는 편지를 적어 줄기차게 법원에 요구했던 것. 

결국 이 지역 법원은 피신청인이 굴 씨와 이 씨의 양육권을 취소하고, 제3자인 마 씨에게 샤오화의 후견인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이 내용이 현지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에게 하늘이 마 씨라는 천사를 내려준 것 같다”면서 “법원이 단순히 후견인 자격만 마 씨에게 주는데 그치지 않고, 지난 세월 동안 마 씨 홀로 아이를 양육한 것에 대한 비용을 친부모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도록 엄중한 처분을 해야 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지 않는 것은 학대죄나 유기죄 같은 형벌로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샤오화가 부디 친부모를 잊고 마 씨를 엄마로 여기며 일생을 편안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등 응원의 목소리를 남겼다.

임지연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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