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까지 사정권”…美 미사일 발사대 뜨자 러 ‘전쟁 나면 타격 대상’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9-08 19:30
입력 2026-09-08 19:30
美 해군 컨테이너형 발사체계, 노르웨이 트론헤임 전개
토마호크 운용 가능…실제 미사일 동반 여부는 미공개
미국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이동식 발사체계를 노르웨이까지 전개하자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했다. 북극권에서 미군의 장거리 타격 능력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노르웨이에 미사일 발사체계를 전개한 데 대해 전략적 안정성을 훼손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문제의 장비는 미 해군의 컨테이너형 발사체계(CLS)다. 미군은 지난달 27일 C-17 글로브마스터Ⅲ 수송기로 이 체계를 노르웨이 트론헤임으로 옮겼다. 미국·영국·노르웨이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실시한 ‘애틀랜틱 시티 26’ 훈련에 투입하기 위해서다.
CLS는 일반 화물 컨테이너와 비슷한 구조 안에 미사일 발사장치를 넣은 체계다. 수송기로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육상 전방 지역에 전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 해군은 과거 이 체계에서 SM-6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군은 이번 훈련에 실제 토마호크나 다른 실전 미사일을 함께 가져갔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 “모스크바 포함 유럽 러시아 사정권”…전시 타격까지 거론
러시아가 민감하게 반응한 핵심은 발사대보다 여기에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노르웨이에 전개된 체계가 토마호크를 운용할 수 있다며, 이곳에서 발사할 경우 “모스크바를 포함한 유럽 러시아의 상당 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해당 발사체계의 배치 장소와 지휘통제시설도 자국 전략억제전력의 작전계획에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력충돌이 벌어지면 이런 시설이 러시아군의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이번 전개가 미국과의 군비통제 논의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유럽에서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지상발사체계를 자유롭게 이동시키면 러시아의 대응 부담이 커지고 군비경쟁도 심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노르웨이의 군사 인프라 강화 움직임을 문제 삼으며, 러시아를 겨냥한 군사력 증강이 이어질 경우 추가 안보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왜 노르웨이까지 갔나…북극권서 ‘필요할 때 바로 전개’ 시험
미군이 CLS를 노르웨이까지 가져간 목적은 북극권에서 장거리 화력을 신속하게 투입하는 능력을 검증하는 데 있다.
이번 훈련에서는 원정기지 운용과 해양 감시, 연합 화력, 군수·통신 자산의 신속 전개 능력 등을 시험했다. 노르웨이는 북대서양과 북극해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나토의 군사 활동이 늘면서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CLS 같은 이동식 발사체계는 고정식 미사일 기지와 달리 위기 상황에 맞춰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에 부담을 준다. 장거리 미사일을 상시 배치하지 않더라도 필요할 때 발사대를 유럽 북부 전방으로 빠르게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개 자체는 훈련 목적이다. 공개된 미군 자료 역시 발사체계가 트론헤임에 운반됐다는 사실만 확인할 뿐 장거리 미사일의 동반 배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모스크바 사정권과 무력충돌 시 타격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북극권에서 미군의 장거리 타격체계가 갖는 전략적 민감성을 보여준다. 미국의 신속 전개 능력이 강화될수록 북유럽을 둘러싼 러시아와 나토의 장거리 화력 경쟁도 새로운 긴장 요인이 될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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