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주몽 열풍’…자살 유발할 정도?
박성조 기자
수정 2009-12-21 19:43
입력 2009-12-21 00:00
“소서노 못 만난다면 죽음을…”
한국 드라마 ‘주몽’이 이슬람 국가인 이란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의 국제뉴스 전문 매체 ‘글로벌포스트’는 지난 20일 ‘이란이 한국 드라마에 빠졌다’는 제목으로 이란에 부는 ‘주몽 열풍’을 보도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많은 이란인들은 ‘주몽’을 보기 위해 저녁시간에 경주하듯 TV 앞에 모여든다. 하루 일과를 마친 가족들은 한 자리에 모여 차와 간식을 즐기는 것이 전통이지만 ‘주몽’ 방영이 시작된 뒤 이같은 모습은 보기 어렵다.
현지 언론 ‘이라니안 프레스’에는 드라마 속 소서노를 너무나 사랑해 한국으로 가려다가 실패하자 자살한 남성 시청자의 이야기가 소개되기도 했다.
젊은 부부가 주몽을 보기 위해 급하게 집으로 돌아오다가 데리고 나간 아이를 ‘깜빡’하는 바람에 결국 아이를 잃게 됐다는 사연도 보도됐다.
이 같은 보도의 사실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현지에서 주몽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하는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대장금’으로 시작해 ‘주몽’으로 이어진 이란 내 한국 드라마 열풍에는 이유가 있다.
오랜 방송 검열과 일방적인 이슬람 선전으로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란 정부는 방송 프로그램의 수입을 결정했으나 외국 드라마 대부분은 그들의 종교적인 신념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 선택하기 어려웠다. 여배우들의 노출 역시 이란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한 것이 한국 드라마였다. 내용이 자극적이지 않고, 도덕적이면서도 대중적이라는 것이 현지의 평가다.
이 내용을 보도한 글로벌포스트는 “1990년대 이후 한국 음악과 드라마는 아시아 전역을 휩쓸어 왔다. 그러나 한국 문화가 터키나 이란과 같은 이슬람 문화와 연결된 것은 매우 흥미로운 점”이라는 영국 캐임브리지 대학교 역사학과 마이클 신 교수의 말을 인용해 주몽의 인기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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