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에 ‘침’ 발랐다가…日 소년 ‘1600억원’ 손해배상액 논란 [여기는 일본]
수정 2023-02-03 17:59
입력 2023-02-03 17:59

현재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17세 소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손해배상액을 지불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해 설왕설래가 뜨겁다. 1600억 원은 해당 영상이 SNS상에 퍼지기 시작한 이틀 후인 지난달 31일 영상의 여파로 스시로를 운영하는 일본 푸드&라이프 컴퍼니의 주가가 한시적으로 5% 가까이 떨어진 액수를 말한다. 푸드&라이프 컴퍼니의 주가는 현재(3일)까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일본 언론은 위생상의 이유로 스시로 등 회전초밥업체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끊겨 회전초밥업계의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돼 논란은 일파만파 번지는 상황이다.
스시로는 지난달 30일 관할 경찰의 협조 하에 일본 기후현 기후시 소재 자사 지점에서 발생한 사건의 당사자에게 민사와 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 1일에는 피해 사례를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밝혔다. 스시로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소년과 그의 보호자가 직접 업체를 찾아와 고개 숙여 사죄했지만, 업체 측은 “선처는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한 채 오직 민·형사상의 조치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가해자와 보호자에게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 법조계는 “소년의 죄가 성립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손해배상액의 규모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반면, 또 다른 변호사 후쿠나가 카츠야는 가해자의 부정행위가 담긴 영상과 주가 간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며 “‘억’ 단위의 배상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푸드&라이프 컴퍼니의 주가는 9월 초 2000엔(약 2만 원) 정도였다가 지금은 2900엔(약 2만 8000원) 안팎까지 올랐다. 이 회사의 주가는 원래 부침이 있다. 또, 관련 영상의 확산 후 실제로 주가가 한 차례 떨어졌지만 다시 반등했다“면서 ”이 정도로 과연 영상과 주가 간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입은 내용물에 대한 청소와 폐기·교환비용, 피해에 대한 대처를 성실히 수행했다는 후속 조치를 알리는 홍보비용 등 민사상 총 100만 엔(약 960만 원) 정도의 배상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민욱 일본 통신원 muchung6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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