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과실로 ‘겉옷 홀딱’ 고객 피해 배상
박종익 기자
수정 2010-01-20 09:33
입력 2010-01-20 00:00

속옷만 입은 채 은행에 들어가지 못하고 망신을 당했다면서 브라질 이타우 은행을 상대로 피해배상 소송을 낸 한 남자가 고등법원에서 승소, 끝내 배상금을 받게 됐다고 현지 언론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딜손 도슨 산토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남자가 옷을 벗게 된 건 순전히 기계의 오작동 때문. 금속탐지기가 설치된 은행의 회전문이 문제였다. 은행에 들어가는데 경고음이 울리면서 회전문이 확 멈춰버린 것.
남자는 벨트 등을 풀고 몸 검사까지 받은 후 다시 회전문을 통과하려 했지만 회전문은 또다시 그를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그래도 여기까진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던 편. 남자는 “통과가 안 되는데 바지까지 벗어야 되는 것이냐.”고 물었고, 경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남자는 은행 정문 앞에서 달랑 팬티만 입은 알몸이 됐지만 회전문 통과에는 끝내 실패했다. 분통이 난 남자는 명예 훼손-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서 은행을 상대로 재판을 시작했다.
재판에서 한 증인은 “배상금을 달라고 하는 남자가 민망한 속옷차림에 은행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분명하게 봤다.”고 증언했다.
리우 데 자네이루 지방법원은 “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에게 은행이 부실한 서비스를 제공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팬티만 남기고 옷을 모두 벗도록 한 건) 고객을 굴욕적인 상황으로 몰고 간 은행의 월권적 처사로 피해배상의 충분한 사유가 된다.”고 판결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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