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멕시코 택시 대시보드에 적힌 끔찍한 문구 해석해보니...

유영규 기자
수정 2022-09-02 09:33
입력 2022-09-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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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에 끔찍한 글귀가 적혀 있다. 미셀 주드 소셜미디어
대시보드에 끔찍한 글귀가 적혀 있다. 미셀 주드 소셜미디어
멕시코시티에 사는 여성 미셀 주드. 최근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사진 1장을 올렸다. 

택시를 타고 찍었다는 사진에는 자동차 대시보드가 보인다. 여기까진 특별할 게 없지만 대시보드에 적혀 있는 글귀를 보면 소름이 돋는다. 대시보드에는 “네가 잠들면 나는 너를 성◯행한다”고 적혀 있다. 

깜짝 놀란 주드는 중간에 택시에서 내리려고 했지만 기사는 세워주지 않았다고 한다. 공포감은 절정에 달했을 법하다. 그는 사진을 찍은 뒤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한 뒤에야 택시에서 내릴 수 있었다. 주드가 찍은 사진 룸미러엔 기사의 얼굴이 보인다. 

주드는 “마초주의 폭력에 끝이 없다. 날이 갈수록 더욱 폭력적이고 극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과 글엔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한 여성네티즌은 “택시를 탈 때마다 내릴 때까지 긴장을 풀지 못한다”며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네티즌은 “택시를 탔다가 실종되거나 봉변을 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어떻게 저런 글을 써놓고 택시를 운행할 수 있는 것이냐”며 “저런 경우엔 참아선 안 된다. 절대 가벼운 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은 그러나 주드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한 네티즌은 “기사의 동의를 얻고 사진 찍었냐. 프라이버시가 있는데 왜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 올리느냐”고 꾸짖었다. 

“블랙 유머로 보면 된다.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겠다고 하고 죄를 짓는 경우를 봤냐. 예민하게 반응하지 마라”라고 한 네티즌도 있었다. 

멕시코에선 택시와 대중교통이 불안한 곳으로 꼽히기 일쑤다. 

멕시코 통계당국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멕시코 국민이 갈 때마다 긴장하는 곳은 은행 ATM, 평소 자주 이용한 길, 고속도로, 대중교통 등이었다. 언제 어디에서 범죄자와 마주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현지 언론은 “주드가 사진을 올린 전후로 베라크루스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있던 한 여성이 성◯행 운운하는 성희롱을 당했다”며 “국립여성연구소에 따르면 멕시코 여성 96%가 대중교통에서 불쾌한 폭력(언어폭력 포함)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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