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으로 약물중독 극복…美여성 ‘비포 애프터’ 공개

업데이트 2016-12-27 19:32
입력 2016-12-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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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에는 엄청난 힘이 담겨있나 보다.

미국의 한 여성이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말 한마디에 약물 중독을 극복하게 된 사연과 자신의 ‘비포 애프터’ 사진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애리조나주(州)에 사는 26세 여성 데쟈 홀은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약물 중독에 빠졌던 과거 모습과 이를 극복하고 나서 건강해진 현재 모습을 함께 사진으로 공개했다. 이 사진은 이후 미국 ABC뉴스와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소개될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데쟈 홀에 따르면, 그녀가 약물에 손을 댄 시기는 17세 무렵이다. 당시 가족 간에 문제가 있었다는 그녀는 친구들과 파티를 하던 중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각성제 성분이 함유된 진통제 알약을 먹은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녀는 마치 비탈길에서 굴러떨어지듯 빠르게 약물에 의존하게 됐다. 급기야 그녀는 하루에 6종의 약물까지 남용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약물에서 벗어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20세 무렵 그녀는 메타돈 클리닉(진통제 메타돈을 이용해 금단 현상을 치료하는 클리닉)에 참여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과 절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극을 전해듣고 그 충격에 3일간 클리닉에 빠지면서 결국 참여를 거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때 그녀는 어떻게든 혼자서도 약물 중독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금단 현상으로 구토 증상이 심해져 8일 뒤에는 몸을 가누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때마침 알고 지내던 한 남성의 권유로 그녀는 헤로인에 다시 손을 댔고 결국 중독 상태는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녀는 “당시 난 마치 괴물 같았다. 사람을 다치게 해도 태연했으며 모든 것에 소홀했다”면서 “헤로인을 주사하고 나면 나 자신이 죽든 살든 아무래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을 파는 일에도 손을 댔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그녀는 2012년 4월부터 그해 12월까지 헤로인과 메스암페타민의 남용으로 몸무게가 43㎏까지 줄었다. 지금 생각하면 자살 행위와 다름없지만 당시 그런 자신이 심지어 섹시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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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에게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그해 12월이었다. 그녀의 할아버지가 생신을 맞이해 찾아뵙게 됐고 자신이 얼마나 할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는지 말하며 생신을 축하했다고 한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있던 할아버지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넌 날 아프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녀는 약물에 의존하기 전까지 할아버지 댁을 자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약물에 빠진 나머지 가족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것도 뜸해졌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약물 중독에 빠진 동안 할아버지는 ‘귀여웠던 손녀가 괴물로 변해버렸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에 화장실에 틀어박혀 목놓아 울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그녀는 거리에서 위험 마약 소지 및 약물 사용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그녀는 ‘소중한 할아버지와 가족을 위해 자신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고 할아버지에게 전화해 “반드시 약물 중독을 극복하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그녀의 할아버지는 생신을 맞이한 지 2주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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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그녀는 할아버지에게 맹세했던 대로 각고의 노력 끝에 약물을 끊었고 이제는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됐다.

또한 그녀는 한때 소원해졌던 가족과도 다시 가까워졌고, 대신 약을 하던 친구들과는 완전히 연락을 끊었다.

현재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내 사연을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어 영광이다. 약물 중독을 극복하길 원하면 절대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면서 “세상에는 여러 가지 상담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약물 의존 환자에게 가족의 지원은 필수다. 이들은 환자가 쉽게 약을 구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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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쟈 홀 / 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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