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정오쯤 쉬원현 어시장 한켠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북적이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간 청년 2명은 가판에 진열된 물고기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상인이 흥정하고 있던 건 다름아닌 돌고래였던 것. 가판에 진열된 돌고래는 내내 눈물을 쏟았고 바다로 돌려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 청밍웨이와 청젠주앙은 상인에게 약 25만원의 값을 치르고 돌고래를 넘겨받았다.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는 돌고래를 보고 무조건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다른 사람이 사가기 전에 재빨리 상인에게 값을 치르고 구조했다”고 밝혔다. 길이 약 1.7m, 무게 50kg 가량의 이 돌고래는 시장에 진열된 지 4시간 만에 구조돼 바다로 돌아갔다. 하지만 꼬리에 부상을 입어 멀리 헤엄치지 못했고 돌고래를 구한 청년들은 두 시간에 걸쳐 방생을 시도했다. 두 사람은 “돌고래가 제대로 헤엄치지 못해 더 깊은 바다까지 데리고 들어갔고, 두 시간 만에 무사히 바다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눈물을 흘리는 돌고래의 영상을 확인한 현지 어업 전문가들은 이 고래가 멸종위기종인 ‘상괭이’라고 밝혔다. 쇠돌고래과인 상괭이는 멸종위기종으로 국제협약에 따라 거래가 엄격하게 금지돼있다. 다른 돌고래와 달리 주둥이가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고, 등지느러미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2~3마리씩 가족 단위로 다니며 바다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륙의 하천에도 분포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