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방콕 차층사오 지역 고속도로에 한 무리의 코끼리가 나타났다. 덩치 큰 우두머리를 필두로 한 코끼리떼는 건너편 숲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중간중간 어미 뒤를 졸졸 쫓는 새끼들도 눈에 띄었다.
코끼리 가족의 대이동을 촬영한 남성은 “50마리가 넘는 야생 코끼리가 고속도로를 건넜다. 건너편 정글로 이동하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며칠 동안 이 코끼리 가족을 따라다닌 야생동물 관리 당국이 급히 경찰을 불러 도로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또 “주변에 많은 구경꾼이 있었지만 코끼리들은 다행히 동요하지 않았다. 갓길에 차를 대고 나온 구경꾼들도 마지막 한 마리까지 모두 길을 건널 동안 숨죽여 기다렸다. 덕분에 아무 사고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농장에서 휴식을 취하다 밤사이 코끼리떼의 습격을 받은 노동자들의 시신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짓이긴 상태로 수습됐다. 10월에는 태국 카오야이 국립공원에서 야생 코끼리가 관광객이 탄 차량을 공격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번식기인 겨울이 되면 민감해진 야생코끼리가 차량이나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야생코끼리를 만나면 놀라게 하지 말고 천천히 뒤로 물러나 현장을 빠져나오라고 조언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