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 너무 빨리 완화하면 신규 확진자 폭증”

윤태희 기자
업데이트 2020-04-20 15:15
입력 2020-04-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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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위한 조치를 너무 빨리 완화하면 신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산에 관한 중국 우한과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의 공개적 이용 가능 자료를 사용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보여주는 모델을 만들어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이 모델은 지난 4월 1일까지 세계 여러 국가의 실질적인 확산 양상을 예측하면서 정확성을 입증했다. 특히 코로나19 자료를 기반으로 한 모델을 구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전까지 모델들은 모두 사스나 메르스의 정보를 사용한 것이었다. 또한 기존 대다수 모델은 전염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집단과 잠복기여서 증상을 보이지 않는 집단, 병에 감염돼 다른 사람을 감염할 수 있는 집단 그리고 병에서 회복된 집단을 관찰함으로써 질병의 확산을 예측하지만, 이번 모델은 여전히 격리돼 있어 다른 사람을 감염할 수 없는 집단의 수까지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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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MIT 연구진은 다음 주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안정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것은 이미 시행하고 있는 폐쇄 조치를 완화할 이유는 아니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금 당장 검역 조치를 늦추거나 번복하면 감염된 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폭발할 것”이라면서 “우리 모델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의 자료를 사용했으며 기계학습과 표준역학이라는 두 분야를 최초로 통합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모델은 강력한 방역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정부가 즉각 개입했던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바이러스가 더 빨리 안정화했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정부 개입이 더딘 미국과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평균 비율이 1보다 높은데 이는 바이러스가 기하급수적으로 계속 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를 주도한 조지 바바스타티스 교수는 “우리의 모델은 검역 제한이 기초 감염 재생산 지수를 1 이상에서 1보다 작은 숫자로 줄이는 데 성공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는 감염 확산 곡선을 평평하게 하고 확진자가 덜 발생하기 시작할 수 있는 시점과 일치한다.

연구진은 이번 모델을 이용해 검역 조치와 바이러스의 유효 재생산지수 감소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도출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검역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추는데 효과가 있다.

이번 연구는 2차 감염 파동을 겪고 있는 싱가포르의 코로나19 사례 자료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현재 싱가포르의 상황은 검역 조치와 감염률의 상관관계에 관한 이번 모델의 예측치를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바바스타티스 교수는 “만일 미국이 싱가포르처럼 너무 빨리 검역 조치를 완화하는 같은 정책을 따른다면 우리는 그 결과가 훨씬 더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이 모델을 다른 연구자들과 공유해 코로나19 감염률을 낮출 수 있는 성공적인 방역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서 볼 수 있다.

사진=MIT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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