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 세상 떠나기 이틀 전 갓 태어난 딸 만난 말기암 남성의 사연

윤태희 기자
업데이트 2020-05-19 10:06
입력 2020-05-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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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남성이 숨지기 이틀 전에 갓 태어난 딸과 만난 사연이 세상에 공개됐다.

영국 메트로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서튼콜드필드의 고등학교 체육교사인 제이미 헌터(38)는 여자친구가 출산을 2주 앞당긴 덕분에 죽기 전 딸을 만나고 싶다는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

교내 유소년 축구팀의 코치 겸 매니저로도 활약한 그는 지난 3월 신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10월부터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지난 4월에는 종양이 간으로도 전이된 그는 “더는 손 쓸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비탄에 잠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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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선고 당시 그의 여자친구는 임신 중이었고 5월 말 두 사람의 첫 아이가 되는 여자아이가 태어날 예정이었다. 새 생명의 탄생을 기대하던 그는 그야말로 행복의 절정에서 죽음의 공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평소 몸을 철저하게 관리하던 그는 딸이 태어날 때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며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의 병세는 나날이 악화해 죽을 때가 가깝다는 것을 본인이 가장 잘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그와 여자친구는 대화를 거듭한 끝에 출산을 예정보다 2주 앞당기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 11일 하퍼-메이라는 이름의 딸이 태어났고 세 사람은 가족끼리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들 가족의 친구인 필 테일러는 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제이미는 딸의 돌잔치에 함께 있을 수 없다는 것과 수영이나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거나 첫 등굣날 함께 있어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딸이 태어나는 것을 못 보고 떠나는 게 아니냐며 무력감에 휩싸이기도 했었다. 그만큼 딸을 품에 안고 세 사람이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을 진심으로 좋아했던 것 같다”

그는 결국 딸이 태어난지 이틀 뒤 숨을 거뒀다. 그의 나이 고작 38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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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는 또 이 가족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저스트 기빙에 페이지를 만들었다. 거기에는 그의 제자와 그 가족으로부터 “내 코치였다. 늘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분이었다. 그동안 감사했다”, “앞날이 창창한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다니 너무 아쉽다. 슬퍼서 견딜 수 없다”, “마지막에 아이를 안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잊지 않겠다. 감사하다”, “문제아였던 아들을 구해준 유일한 선생님이다. 당신이 있었기에 아들은 다시 일어섰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등 메시지가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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