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미] 백신 미접종자는 아예 외출금지…콜롬비아 초강력 방역조치

박종익 기자
업데이트 2021-08-02 09:34
입력 2021-08-02 09:34
이미지 확대
사진=자료사진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남미 콜롬비아의 한 도시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강력 방역조치가 발동됐다.

콜롬비아 북부 수크레주(州)의 동명 도시 수크레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주민에게 외출을 전면 금지한다. 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1주일간 시행되는 이번 조치에 따라 수크레에선 코로나19 백신이 사실상 이동면허 기능을 하게 됐다.

코로나19 백신은 보통 1차와 2차 등 2번 맞아야 하는데 2~9일 수크레에선 최소한 1차 접종을 완료한 주민에게만 외출이 허용된다. 한 번도 백신을 맞지 않은 주민은 생필품 구입을 위한 외출도 불가능하다.

유일한 예외는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집을 나설 때뿐이다. 현지 언론은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은 주민에게 예외적으로 외출이 허용되는 건 처음으로 백신을 맞기 위해 접종센터를 찾아갈 때 뿐"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단 한 번도 맞지 않은 사람에겐 기본적인 경제활동도 사실상 힘들어진다. 물건을 사기 위해 가게에 들어갈 때마다 백신접종증명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크레는 대형 마트는 물론 동네장사를 하는 슈퍼마켓이나 식료품점, 식당, 빵집, 은행 등에 백신접종증명 확인을 의무화했다. 고객이 입장할 때 증명을 요구하고 확인한 후에야 입장을 허락해야 한다. 증명을 확인하지 않고 고객을 입장시키는 업소는 벌금 등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다.

백신을 맞지 않은 주민은 마트에 들어가 생필품을 사는 것도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현지 언론은 "단속을 피해 몰래 외출한다고 해도 백신을 맞지 않은 주민이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면서 "주민으로선 생존을 위해 백신을 맞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초강력 방역조치"라고 평가했다.

초강력 방역조치를 발동한 수크레의 시장 엘비라 훌리아 메르카도는 "최근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초강력 조치가 불가피했다"면서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콜롬비아는 1주일 전 델타 변이의 상륙을 공식 확인했다. 가족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여행하고 귀국한 한 주민이 콜롬비아의 1호 델타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콜롬비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일 현재 누적 479만 명, 사망자는 12만 명을 넘어섰다. 현지 언론은 "델타 변이의 상륙으로 감염병이 더욱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에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120년 역사의 서울신문 회원이 되시겠어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