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이제 노래방도 검열’블랙리스트’ 곡 심사 전문팀까지

송현서 기자
업데이트 2021-08-11 15:47
입력 2021-08-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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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노래방 금지곡 목록을 만들고 규제하는 새로운 법안을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진=123r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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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전역의 노래방과 노래방기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이와 관련한 금지곡 목록(블랙리스트)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1일부터는 전국 노래방에서 불법으로 간주된 노래를 부를 경우 사법 처리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국가의 통합과 주권, 영토 보전을 위협하는 내용 또는 이단이나 미신을 전파해 국가 종교 정책을 위반하는 내용, 도박과 마약 같은 불법 활동을 조장하는 내용의 가사가 포함된 노래를 금지곡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을 다루는 문화여유부는 이미 지난달 ‘노래방 음악 내용 관리에 대한 집행규정’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보다 원활하고 정확한 검열을 위해 노래방 노래만 전문적으로 심사하는 팀도 만들었다.

당시에는 중국 전역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유흥업소가 5만 곳 이상인데다 노래방 기계에 들어가는 곡도 10만 곡 이상이어서 본격적인 단속은 하지 않았지만, 오는 10월 1일 부터는 이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법규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새 규정이 시행되면 지방 정부와 노래방 업계, 음원 제공업체는 자체적으로 금지곡 리스트를 갱신하고, 해당 노래를 노래방 기계에서 삭제해야 한다. 1차적으로 콘텐츠 공급자에게 책임이 있으며, ‘건전하게 흥을 돋을 수 있는 곡’을 선정해 노래방에 제공해야 한다.

이전 블랙리스트에는 ‘학교에 가기 싫어’, ‘나는 대만 소녀가 좋아’ 등의 노래가 포함돼 있었지만, 새 규정에서는 더 많은 곡들이 금지곡 목록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노래방 업계에서는 “수록곡이 10만 곡을 넘어선다. 법을 위반하는 노래를 특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문화관광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라오케에서 최소 100여곡이 금지됐고, 2018년에는 6000여곡이 금지됐다.

지난달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노래방 노래 목록을 겨냥한 이러한 조치는 중국 정부의 통제가 오락산업의 말단까지 확장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중국 당국인 SNS와 웹사이트에서 폭력, 음란물 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논평이 포함된 콘텐츠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 개월 동안에는 ‘저급’한 것으로 평가되는 영상을 라이브송출하는 비디오 플랫폼을 처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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