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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거의 매일 아파트에 포격” 마리우폴 탈출 일가족 증언

수정: 2022.04.0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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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군이 거의 매일 아파트에 포격” 마리우폴 탈출 일가족 증언(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포위공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탈출한 일가족이 전쟁의 참상을 전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마리우폴에서 탈출한 변호사 올가 아노소바(41)는 자신과 가족이 함께 살던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포격 대상이었으며, 아파트에 거의 매일 포탄이 떨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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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올가 아노소바(41)와 남편 알렉산데르(29), 아들 키릴(8)의 모습.

1층에 살던 올가는 남편 알렉산데르(29)와 아들 키릴(8) 그리고 2층에 살던 어머니 루드밀라(65)와 함께 인근 9층짜리 건물에 있는 지하 대피소로 이동했다. 가족은 50㎡(약 15평) 정도의 주차 공간을 다른 주민 40여 명과 함께 썼다. 당연히 누울 공간은 없었다. 낮에는 포격, 밤에는 영하 8도의 추위를 견뎌야 했다. 그 사이 올가의 어머니가 고혈압 등 지병의 영향으로 숨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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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군이 포위공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건물 잔해 모습.(사진=AP 연합뉴스)

며칠 후 올가는 아파트에서 먹을 것을 가져오기 위해 외출을 감행했다. 러시아군의 포격이 잦아든 데다가 민간인 탈출을 위해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눈에 비친 광경은 자신이 살던 아파트가 아닌 돌무더기뿐이었다.

결국 그는 전쟁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바꾸고 남편과 상의 끝에 피란길에 올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알았다. 올가 가족이 떠난 지하 대피소에는 이틀 후 포탄이 떨어져 거기 머물던 주민 16명이 숨지고 말았다.


당시 올가는 마리우폴을 떠나는 유일한 버스가 러시아로 향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와 가족은 버스를 타고 해안을 따라 러시아가 점령한 한 마을까지 갔다. 거기서 일행은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자포리지야로 향하는 적십자 버스에 가까스로 올라탔다. 그후로는 남서부 오데사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현재 오데사 대피소에서 머물고 있는 올가와 그 가족은 이제 친적이 사는 몰도바로 향할 계획이다. 그는 “세계는 마리우폴의 참상을 알고 있지만 전부가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한때 행복했던 우리 집은 이제 무덤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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