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 파고들어 9만원 ‘대박’… 숨은 진주 캔 독립리서치 [불신 쌓는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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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기자
수정 2026-09-21 00:33
입력 2026-09-20 18:01

(하) 소신으로 돈 버는 사람들

증권사 ‘뒷북 목표가’에 불신 팽배
금융분석원 알짜 분석에 구독 급증
기관·기업 눈치 안 보고 보고서 내
핀플루언서와 경계 위해 공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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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일색의 천편일률적인 보고서, 주가가 오른 뒤 따라가는 목표주가, 기관과 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사라진 소신.’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쌓인 불신을 걷어내려면 보고서의 독자와 역할부터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관과 법인영업을 지원하는 데 머물지 않고 개인 투자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근거와 위험 요인을 충실히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사 밖에서는 독립리서치가 중소형주 분석의 빈틈을 메우고, 증권사 안에서는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는 실험이 시작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특정 증권사에 속하지 않고 분석으로 수익을 내는 독립리서치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관이 주로 거래하는 대형주에 분석이 집중된 증권사와 달리 독립리서치는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난 중소형주를 직접 발굴한다.

한국금융분석원이 하나의 사례다. 노신규 대표는 자동화기기를 제조하는 코스닥 상장사 태성을 주가가 1000원대였던 2024년부터 꾸준히 분석했다. 이 회사 주가가 올해 4월 9만원대까지 오르면서 분석 내용도 주목받았고 유료 구독자 증가로 이어졌다. 노 대표는 “한두 종목이라도 꾸준히 분석해 성과와 신뢰를 쌓으면 구독자가 따라온다”고 말했다.

증권사와 중소 상장사도 독립리서치를 찾는다. 대형 증권사가 다루기 어려운 중소형주를 분석하고, 기업설명(IR) 인력이 부족한 상장사의 탐방·보고서를 맡기도 한다. 박창윤 지엘리서치 대표는 “증권사 리서치가 다루지 못하는 기업과 정보를 원하는 개인 투자자를 연결하는 것이 독립리서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다만 독립리서치에는 아직 명확한 법적 정의와 자격 요건이 없어 유사투자자문업자나 이른바 ‘핀플루언서’와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이해 상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기존 증권사 리서치에 쌓인 불신이 독립리서치로 옮겨갈 수 있다.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공시와 내부통제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고 보고서를 모든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기업 후원형 리서치’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돈을 낸 기업에 유리한 분석이 나올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양질의 보고서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가 비용을 부담하는 유료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안에서는 보고서의 독자를 기관에서 개인으로 넓히는 실험도 진행되고 있다. 토스증권은 리서치센터를 당장 수익을 내야 하는 부서로 보지 않고 목표주가도 제시하지 않는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목표주가를 찍어주기보다 투자자가 무엇을 봐야 하는지, 산업과 기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짚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리서치의 신뢰를 되찾으려면 개인 투자자가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스스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목표주가는 기관투자자에게 투자 매력을 설명하는 수단”이라며 “개인 투자자는 목표주가보다 보고서의 업데이트 빈도와 목표주가 괴리율 등을 신뢰도 판단 기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연·박소연 기자
세줄 요약
  • 증권사 뒷북 목표가와 매수 일색 불신 확산
  • 독립리서치, 중소형주 발굴 대안으로 부상
  • 공시·내부통제 없으면 신뢰 훼손 우려
2026-09-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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