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주기적 복용, 폐암 발병률 높인다 <연구>
수정 2015-06-19 11:02
입력 2015-06-19 11:02
전 세계 수 백 만명이 복용하는 수면제가 폐암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와 제약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르웨이공중보건학회(Norwegian Institute of Public Health)가 지난 20년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수면제를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사망위험이 높은 폐암에 노출될 확률이 확연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설명하는 ‘주기적’은 일주일에 적어도 2차례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을 뜻하며, 이 경우 수면제를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5배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수면제를 3년 이상 복용하면 치명적인 암에 노출될 확률은 이보다 훨씬 높아진다.
연구진은 지난 20년간 추적조사를 한 결과 수면제를 복용하면 모든 종류의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지만 특히 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호흡기·기관지 등 폐와 관련한 암의 위험이 눈에 띠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수면제에 든 특별한 성분이 암세포의 빠른 번식을 돕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수면장애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흡연양이 증가하는 것 역시 폐암 위험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로 추측하고 있다.
다만 수면제에 든 신경안정제인 벤조디아제핀 등의 일부 주요 성분이 발암성분을 내포하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노르웨이공중보건학회 측은 “수면제가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는 이미 20여 건 이상에 달한다. 대부분의 연구는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실제로 수면제가 사망원인 중 하나인 ‘암’과 연관이 있다는 내용을 밝힌 연구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2008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5.2%가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성인 10명 중 1명이 의사로부터 수면제 처방전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전문가들은 수면제 계통 약을 복용하면 호흡기능이 이전보다 더 떨어지고 산소수치도 낮아지면서 심장병이나 뇌졸중, 심혈관 장애가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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