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잼 사이언스] 세계 최초 ‘달 여행한’ 쌀, 中서 수확…식량 굴기 이어간다

송현서 기자
수정 2021-07-13 14:42
입력 2021-07-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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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중국 무인탐사선에 실려 달 주위를 돌고 온 볍씨로 키운 벼가 수확됐다. 중국 관영 CCTV 캡쳐
지난해 말 중국 무인탐사선에 실려 달 주위를 돌고 온 볍씨로 키운 벼가 수확됐다. 중국 관영 CCTV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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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중국 무인탐사선에 실려 달 주위를 돌고 온 볍씨로 키운 벼가 수확됐다. 중국 관영 CCTV 캡쳐
지난해 말 중국 무인탐사선에 실려 달 주위를 돌고 온 볍씨로 키운 벼가 수확됐다. 중국 관영 CCTV 캡쳐
달 여행을 하고 온 볍씨에서 최초의 ‘우주 쌀’이 수확됐다.

현지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은 창어 5호에 볍씨 40g을 실어 우주로 내보냈다. 볍씨는 약 23일, 76만㎞에 걸친 달 여행을 하고 무사 귀환한 뒤 화난농업대 국가식물우주육종 프로젝트센터에서 자라왔다.

프로젝트센터 연구진은 3월까지 온실에서 볍씨를 키워 싹을 틔웠고, 3월 말경 온실에서 꺼내 논에 심고 키우기 시작했다. 쌀이나 콩, 상추 등의 작물 씨앗이 우주에 다녀온 사례는 많지만, 달 주위를 도는 ‘달 여행’을 수행한 볍씨를 키운 것은 중국 사례가 처음이다.

천즈창 센터 주임에 따르면, 해당 볍씨들은 탑승 과정에서 극미중력과 태양 흑점 폭발 등 특수한 환경을 겪었다. 이러한 환경은 볍씨의 유전자 돌연변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달 주위를 돌고 귀환한 볍씨들은 과학적 연구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돼 왔다. 심우주 환경에서 생물의 분자 및 유전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생명의 기원과 종의 진화, 우주비행 생물의 안전을 탐구하는 데 이론적인 뒷받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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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볍씨들은 논으로 옮겨지기 전, 실험센터의 온실에서 재배됐다
해당 볍씨들은 논으로 옮겨지기 전, 실험센터의 온실에서 재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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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볍씨들은 논으로 옮겨지기 전, 실험센터의 온실에서 재배됐다
해당 볍씨들은 논으로 옮겨지기 전, 실험센터의 온실에서 재배됐다
 

일명 ‘우주 볍씨’는 약 4개월의 재배 기간을 거쳐 얼마 전 수확됐다. 전문가들은 우주 방사능과 극미중력에 노출된 볍씨들이 돌연변이를 일으킨 결과, 평범한 볍씨들에 비해 더 많은 수확량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지의 벼 육종 전문가인 쉬레이는 현지 관영 언론인 글로벌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일련의 테스트와 기존 볍씨에서 나온 쌀 등과의 비교 시험을 거친다면 (식용을 위한) 검토에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우주기술 관련 매체의 편집장인 왕야난은 역시 글로벌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인간이 우주정거장에 머물면서 자체적으로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우주 체류) 비용을 절감하고 미래의 유인우주비행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1987년부터 쌀과 목화, 토마토, 고추 등의 씨앗을 우주로 보내왔다. 이렇게 우주에 다녀온 작물은 형질의 변화가 나타나고, 우주 돌연변이를 거친 씨앗이 작물로 자랄 경우, 일반 작물에 비해 더 크고 맛이 좋아 슈퍼푸드로 불리기도 한다.



옥수수나 호박처럼 국민 수요가 왕성한 품종들은 이미 우주 육종 프로그램을 통해 우량종이 만들어졌으며, 농민들에게 무상공급되기도 했다. 중국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식량난을 해소하고 농가 소득을 높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우주 육종을 무기로 세계적인 식량 자급 국가로 서겠다는 '식량 굴기'의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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