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가 난폭해졌어요’…9살 딸 ‘분노’ 두려운 엄마
수정 2015-10-19 16:24
입력 2015-10-19 16:24
지난 2년간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어린 딸로부터 끊임없는 ‘신체적 위협’을 당하고 있는 어머니가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올해 35세인 클로이 펙은 하루에 2~3번 씩 9살짜리 딸 메이시에게 신체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클로이는 “딸은 나를 발로 차거나 손으로 때리고, 면전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진다”고 설명한다.
남편 없이 네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그녀는 “메이시는 내 어깨 바로 위까지 닿을 만큼 키 큰 아이기 때문에 그녀를 물리적으로 제압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메이시가 평소엔 아주 착한 아이라는 점이다. 클로이는 “딸의 평소 모습만 본 사람들은 내가 딸에 문제에 대해서 말하면 쉽게 믿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한 순간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아이가 다음 순간은 괴물로 변신해 버린다”며 “마치 지킬과 하이드를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래는 메이시도 동생 시에나(6), 언니 릴라니(12), 오빠 키안(15)과 함께 잘 어울려 노는 평범한 아이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게 된 것은 2년 전 부터다.
클로이는 “2년 전 방학기간부터 메이시는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내 다리를 때리고 소리를 지르는 등 메이시가 만드는 소음이 너무 커 이웃에서 아무 문제가 없느냐고 물어 올 정도였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클로이는 아직 메이시가 보이는 분노의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다. 그녀는 메이시가 자신의 남자친구를 싫어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여전히 그것이 분노의 이유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한다.
메이시의 분노는 주로 매우 사소한 것들로 시작된다. 클로이는 “보통 내가 그녀에게 무언가를 못 하게 하거나 그녀가 원하는 것을 주지 않을 때 시작된다”며 “그러나 내가 금지하는 것들은 보통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을 통제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학교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클로이는 자신이 그릇된 훈육을 했던 것은 아닐까 걱정하기도 한다. 그녀는 “내가 어머니로써 무엇인가를 잘못했기 때문에 딸이 이렇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하면 일종의 죄책감이 든다”며 “하지만 가족과 친구들은 다른 세 아이에겐 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아 내 탓이 아니라고 위로해주곤 한다”고 전했다.
점점 심각해지던 그녀의 행동은 이제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가 돼 클로이가 자신의 ‘신체적 안전’을 걱정해야 할 수준에 이르렀다. 밖에 나가서 놀겠다는 수준의 사소한 요청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머리를 세게 맞아 바닥에 쓰러져 운적도 있다. 요즘에는 메이시의 분노가 시작되면 아예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 채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클로이는 전했다.
심지어는 딸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기도 했다. 클로이는 “지난 1월에 나는 실내용 가운을 입은 채 식탁에 앉아 메이시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내가 사소한 문제를 두고 그녀에게 ‘안 된다’고 말하자 메이시는 내가 입은 가운에 달린 후드를 내 머리에 뒤집어씌우더니 그 후드로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며 “숨을 쉴 수 없었고 정말 두려웠다”고 말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여긴 클로이는 메이시의 학교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학교는 지난 1월과 7월에 한 번씩 정부차원의 소아정신과 진료 서비스에 메이시의 진료를 신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현지 여건상 메이시가 다시 진료를 받으려 해도 대기자가 워낙 많아 길게는 수개월동안 더 대기해야 한다. 이에 클로이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누군가의 도움을 얻기 전에 내 딸이 나를 해쳐 입원시키고 말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며 두려운 심정을 밝혔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