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동안 18번째 대물림 원피스 입은 4살 꼬마
수정 2017-09-09 15:38
입력 2017-09-08 15:15
새학기가 시작되는 날, 네 살배기 꼬마가 60년 넘는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원피스를 입고 등교해 화제가 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NBC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 콜로라도주 두랑고에 사는 캐롤라인은 유치원에 입학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지만 캐롤라인이 입을 옷만큼은 수십 년 전부터 미리 정해져 있었다. 바로 엄마 제니 허트가 등교 첫 날 입었던 보라색과 노란색의 원피스.
그 원피스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3대에 걸쳐 직접 만든 원피스가 대물림된 것이다. 캐롤라인의 할머니 케이티 피어스에게 그 옷을 물려받은 엄마 허트는 “그 당시에는 옷을 물려입는 게 대단한 일이 아니었어요. 그저 ‘오예, 엄마 원피스다!’라 생각했죠”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허트에 따르면, 그 옷은 원래 1950년에 미시간주 살린에서 캐롤라인의 할머니와 증조할머니가 이모인 마사 에슈를 위해 만든 옷으로, 67년 동안 7개의 주를 떠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딸 캐롤라인의 차례가 되어 돌아왔다.
그녀는 “제가 그 옷을 물려받은 다섯 번째 사람이었고, 큰 딸 앨리가 17번째, 18번째가 둘째 딸 캐롤라인이에요. 이번 주, 사촌 실비가 19번째가 될 예정이죠”라고 설명했다.
원피스 상태는 많은 시간이 흐른 것 치곤 여전히 훌륭했다. 하지만 허트는 몇 군데 구멍난 부분을 메우고, 한쪽 소매를 재부착해 마치 새 것처럼 수선했다.
허트는 “전체 가족에게 그 드레스에는 많은 정서적인 가치들이 있어요. 그러나 특히 엄마에겐 의미가 남다르죠. 엄마가 그 원피스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허트의 딸 앨리가 학교에 입학하는 날, 할머니는 손녀가 그 옷을 입은 모습을 보기 위해 미국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서부 콜로라도까지 날아오셨었다.
현지언론은 가족 모두 원피스에 애착이 있는 만큼 또다른 친척이 등교 첫 날 그 드레스를 입으면 다음해에도 그 전통은 계속 될 것이라며 가족의 전통을 따를 세대가 더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