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드론 쓸어내고 지상전까지 장악…독일 신개념 방공 전차 ‘콘도르’ 등장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08-26 10:47
입력 2025-08-26 10:47
│레오파르트1 차체 기반, 무인 포탑·30㎜ 기관포·대전차 미사일까지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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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산업체 FFG가 공개한 신형 하이브리드 전차 ‘콘도르’. 레오파르트1 차체에 무인 포탑과 30㎜ 기관포를 장착해 드론 요격과 지상 화력 지원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출처=FFG
독일 방산업체 FFG가 공개한 신형 하이브리드 전차 ‘콘도르’. 레오파르트1 차체에 무인 포탑과 30㎜ 기관포를 장착해 드론 요격과 지상 화력 지원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출처=FFG


독일이 드론 전쟁 시대를 겨냥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전차를 꺼내 들었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25일(현지시간) 독일 방산업체 플렌스부르크 차량제작사(FFG)가 내달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국제 방산 전시회 ‘DSEI 2025’에서 신형 전차 ‘콘도르(Condor)’를 처음 선보인다고 보도했다. 레오파르트1 차체를 개량한 이 전차는 지상 화력 지원과 단거리 방공 임무를 한 몸에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독일 군사 전문 매체 하르트풍크트(hartpunkt)는 “콘도르는 현대 전장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됐다”며 “검증된 차체와 신형 무인 포탑을 결합해 민첩하고 신뢰성 높은 무기체계로 재탄생했다”고 전했다.

무인 포탑으로 드론·저고도 위협 섬멸콘도르의 핵심은 슬로바키아 EVPÚ가 제작한 무인 포탑 ‘투라(Turra) 30-SA’다. 주력 무장은 공중폭발탄을 쏠 수 있는 30㎜ 기관포로 드론과 헬기 같은 저고도 항공기뿐 아니라 지상 목표물까지 제압한다.

하르트풍크트는 이 포탑이 부시마스터 Mk44를 포함한 다양한 30㎜ 기관포를 탑재할 수 있으며 동축 기관총과 스파이크·콩쿠르스 미사일까지 운용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다임무 레이더, 전자광학장비, 사격원 추적·위치 탐지 시스템이 통합돼 소형 화기와 저격 위협까지 막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탑의 사격 각도는 -10도에서 +70도에 달한다.

레오파르트1 부활…글로벌 정비망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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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르트1A5 전차가 독일 우펜하임에서 열린 군사 행사(2015)에서 기동 중인 모습. 레오파르트1은 1960년대부터 운용된 서방의 대표적 전차로, ‘콘도르’ 개발의 기반 플랫폼이 됐다. 출처=Rainer Lippert,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레오파르트1A5 전차가 독일 우펜하임에서 열린 군사 행사(2015)에서 기동 중인 모습. 레오파르트1은 1960년대부터 운용된 서방의 대표적 전차로, ‘콘도르’ 개발의 기반 플랫폼이 됐다. 출처=Rainer Lippert,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차량 크기는 길이 7.18m, 폭 3.41m, 높이 3.05m에 전투 중량은 40t 미만이다. 하르트풍크트는 “레오파르트1 기반을 활용하면 전 세계적으로 축적된 부품 공급망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유지·보수 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내 좌석 배치도 새롭게 설계돼 지휘관은 좌측, 조종수는 우측에 나란히 앉는다. 측면과 상부 장갑은 한층 강화됐고 디지털 네트워킹 체계를 더해 전술적 활용도를 높였다.

신형 동력장치로 기동성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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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FFG가 개발한 콘도르 전차의 신형 통합 동력장치(파워팩). 레오파르트1 구형 엔진보다 출력과 토크가 높으면서도 더 가볍고 연료 효율성이 개선됐다. 출처=FFG
독일 FFG가 개발한 콘도르 전차의 신형 통합 동력장치(파워팩). 레오파르트1 구형 엔진보다 출력과 토크가 높으면서도 더 가볍고 연료 효율성이 개선됐다. 출처=FFG


FFG는 “기동성이 곧 생존성”이라며 엔진·변속기·냉각 장치를 통합한 신형 ‘파워팩(통합 동력 장치)’을 장착했다. 하르트풍크트는 이 모듈이 롤스로이스 파워시스템즈의 8V199TE23 V8 디젤 엔진(최대 1080마력)과 ZF 자동변속기, FFG가 자체 개발한 이중 냉각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엔진보다 300㎏가량 가벼워져 연비와 내구성이 크게 향상됐다.

FFG는 또 ‘플러그 앤 플레이’ 개념을 적용해 레오파르트1 계열 어디에도 그대로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노후 플랫폼도 수십 년간 저비용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로 법규까지 충족…이중 회로 브레이크하르트풍크트는 FFG가 콘도르에 이중 회로 브레이크 시스템을 도입해 최신 도로 교통 규정까지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주행 브레이크와 주차 브레이크를 분리해 안전성을 강화한 것으로, 신형 전투차량에는 필수 요건이다. 공간 제약이 큰 레오파르트1 차체에 이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개량 기술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방공·화력 동시 수행, 신속 배치 가능”요르크 캠퍼 FFG 대표는 하르트풍크트와의 인터뷰에서 “콘도르는 입증된 레오파르트1 플랫폼 위에 강력하고 효율적인 방공 체계를 올려놓았다”며 “보병 화력 지원과 공중 방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신속 배치형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드론 스웜과 저고도 항공기 위협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콘도르는 단거리 방공과 지상 화력 지원을 한꺼번에 충족시킬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전차”라며 전략적 의미를 짚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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